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스토리

  • 2020년 03월 12일 [조금 허술해도 될까요?]

    아이들 방학이 두달째 이어지고 있습니다. 1월 초에 방학을 시작하고 엄마가 아픈 바람에 아이들은 여느 방학과는 달리 밋밋하고 건조한 방학을 보냈는데 코로나19가 터지고는 마스크 판매량이 늘면서 그 사이 엄마는 더 바빠졌습니다.
    아이들 끼니로 배달음식을 주문하는 날이 늘고 때때로 방치되고 이전보다 꾸중을 듣는 날도 늘었습니다.
    피곤한 엄마는 9년 동안 잠 잘 때마다 두 권씩 책 읽어주는 일도 잠시 쉬겠다고 선언했습니다.

    하지만 딸들은 알콩달콩 저희들끼리 잘 놀았고 가끔은 배달음식도 맛있다며 엄마를 토닥였습니다.
    작업실 문을 빼꼼 열어보곤 들어오기를 주저하다 엄마와 눈이 마주치면
    "들어가도 되요?"
    하고는 엄마 손에 작은 쪽지를 쥐어주곤 서둘러 나갑니다.

    어제는 큰아이가 선물이라며 제 카드지갑과 아끼는 스마일볼펜을 내밀었습니다. 작은 아이도 언니를 따라 꽃병에 꽂아둔 꽃 한 송이와 열쇠고리를 내밀었습니다.
    아이들 눈에 비친 엄마의 피로가 얼마만큼 깊었던 걸까요?

    미안하고 또 미안해서 하던 일을 미루고 인형놀이에 한창인 아이들 틈에 살짝 비집고 앉았더니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습니다.
    내친김에 인형옷도 하나씩 만들어 줍니다.
    쉴 때 재봉틀 앞에 앉는 건 정말 싫지만 인형옷 정도는 뚝딱 만들어내는 엄마는 아이들도 엄지척 해주니까....

    종종 무엇을 위해 일하는지 잊어버리곤 하지만 다행히도 종종 무엇을 위해 일해야 하는지 일깨워주는 사람이 곁에 있습니다.
    조금 허술한 엄마여도 늘 한결같이 사랑받는 엄마라서 정말 다행입니다.
  • 2018년 05월 01일 [가정의 달]

    엄마이자 딸이자 며느리, 노동자(?)의 아내로서 참 바쁜 요즘입니다. 핸드메이더로 판매를 한지 몇 년째라 이런 때는 그동안 이래저래 도움 주신 주변 사람들도 신경이 쓰이는데... 정말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단 말을 실감합니다.

    곱게 접어 정성스레 포장한 손수건 한 장, 인사 드리고픈데 마음 뿐 판매가 우선이 될 수 밖에 없는 게 아쉽기도 하고 한편으론 판매자로서 이런 때 바쁜 게 고맙기도 한, 여러가지로 마음이 복잡합니다.
  • 2017년 09월 15일 [그 택배상자에선 향기가 납니다]

    며칠 전, 사이즈 교환을 의뢰하신 고객님께 받은 택배상자를 열어보곤, 입은 웃고 코끝은 찡하고 가슴은 두근대는 새로운 경험을 했습니다.
    한 자 한 자 정성스레 꾹꾹 눌러 쓴 메모, 초콜렛, 국화차까지.... 이건 교환 제품 상자인가요? 종합 선물세트인가요?

    처음엔 기뻤다가 감사했다가 울컥했다가 나중엔 죄송한 마음까지 들었습니다.

    사람이 사람에게 전하는 마음이 이만큼의 무게와 이만큼의 잔향을 남길 수 있을까요? 그 곱고 소중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 요 며칠은 바쁜 중에도 배부른 감정으로 일할 수 있었습니다.

    두 아이 키우며 주경야독하듯 밤낮 없이 일하는 고된 마음을 노곤하게 어루만져 주시는.... 이런 고객님 계셔서 이 길이 맞는지 계속 뒤돌아 보면서도 되돌아가지 않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나 봅니다.

    그 분의 택배상자에선 은은하게 향기가 납니다. 꽃보다 아름다운 마음의 향기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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